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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공간

지키는 기도 - 프롤로그

3일된 아이를 놔두고 죽을 했다. 금철 마치고 새벽 2, 분당에 있는 산후조리원에 가는 길이었다. 거기에 아내와 아기가 있었다. 

판교 IC 빠져나갔는데 정면에서 헤드라이트가 보였다. 역주행 차량이 차와 정면 충돌했다. 나는 정신을 잃었다. 근처에 대기중이었던 견인차량 경적 소리가 들렸다. 깜빡이던 비상 경고 불빛도 보였다. 구급 대원이 문을 열었다. 차에서는 연기가 나고 있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들것에 실려 가는데 사고 현장이 보였다. 중앙선을 넘어왔던 차량은 바퀴 하나만 떨어져 나갔다. 차는 엔진 부분이 없어졌다. 다음번에는 차를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 새벽 응급실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전신 엑스레이부터 찍었다. 다행히 뇌와 장기들, 신체 중요 부위들은 멀쩡했다. 다만 뇌진탕과 오른 복합골절 뿐이었다. 조리원에 전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사이 응급 조치가 끝났다. 아내에게 다녀오겠다고 했더니 의사가 만류했다. 내가 죽을뻔 했기 때문이랬다. 날이 밝는대로 손을 수술해야 하기 때문이랬다. 하지만 안죽었고, 지금 당장 수술도 아니었다. 입원 수속 해두고 조리원으로 향했다. 부재중 전화 6통이 있었다.

 

다음 부터 문병이 이어졌다. 믿음 없는 이모들은 액땜 했다며 위로했다. 출산을 축하하러 왔던 친구들은 사고 소식에 놀라 사고 상대 차량을 고발하겠다며 성을 냈다. 그런데 아이의 엄마는 남편의 팔을 붙들고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죽다 살게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없이 태어났는데 이렇게 가정도 주시고, 생명도 주시고, 그리고 오늘은 사고 가운데 무사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당신은 평안할때나 아닐때나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사고 가운데서 우리를 건져주실 분도 주님이시고,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당신은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우리를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죽다 살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니 감사했다. 천국 가도 좋겠지만, 가다 것도 괜찮았다. 그러다 문뜩 크리스천 존재에 대한 새로운 통찰이 떠올랐다. 

많지는 않지만 드물지도 않은 , 일상 다반사, “죽다 경험 사람들에게는 간혹 있다. 무용담이 되기도 하고 특별한 인생 전환점을 맞이하기도 하는요단강 건널 경험.”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어중간하게 죽을 인생을 살지 않는다. 

오히려, 아예 죽는다. 

확실히 끝장난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다. 

 

그리스도인은 죽다 산게 아니다. 죽었고 살았다. 성경이 말한다. 예수 안에서는 죄에 대해 죽고 의에 대해 산다(6:11). 생명을 얻게 된다(6:4). 몸도 새것이 되며 (1:24), 언행도 새로워진다 (5:8).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것이 되었도다 고후 5:17

 

예수 안에서 새롭게 인생은 기도 호흡이 필요하다. 거듭나지 않은 사람이라면 몰라도,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그는 기도를 지속해야 한다 (12:12).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는 기도를 생명의 호흡에 비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To be a Christian without prayer is 

no more possible than 

to be alive without breathing (Martin Luther). 

기도없는 크리스천이 된다는 것은 

호흡 없이 살아있는 만큼이나 불가능하다

 

생명을 얻으면 호흡이 터져나오기 시작한다. 기도다. 이전에는 한번도 맛본적 없던 생명의 들숨과 날숨이 피와 살에 생기를 공급한다. 

호흡은 에너지 발화원이다. 피가 돌고 뇌가 기능하며 세포들이 역할을 감당하게 만든다. 기도역시 신앙생활의 역동점이다. 그리스도의 보혈이 인생에서 기능 하도록 역할하는, 생명의 불꽃이다.

 

시체는 필요가 없고, 불신자는 기도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신자라면 기도호흡은 필수다. 인생의 생사가 달린 문제다. 생명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이들의 생명도 포함이다. 그래서 기도자들은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생각해보라. 만약 당신에게 인생 최후의 15 기도시간이 주어진다면 누구를 위해 어떤 기도를 하겠는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지 않겠는가? 

역시 그렇다.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왜냐면 그들은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영혼들이며, 가장 사랑하는 이들이고, 또한 소명이 그들을 지키는 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최후의 15분이 되기 전에 미리 기도하겠다. 매일 새벽과 밤에 이들을 위해 기도하겠다. 어느날 어떤 사고 현장에서 죽을보다 더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오늘부터 시작해서라도 매일 차곡 차곡 기도해두겠다. 

 

서론이 길었다. 이제 책을 시작해야겠다. 

그러나 먼저 당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혹시 죽을 했던 때가 있었는가?

그때 누가 가장 생각났는가?

그를 기도로 지켜주고 있는가? 

 

내가 그들과 함께 있을 때에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보전하고 지키었나이다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