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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처치 설교및 강의/성경신학관련 노트정리

솔로몬은 왜 밧세바를 "오른편"에 앉혔을까? (왕상 2:19)

열왕기상 2장 19절에서 ‘오른쪽에 앉히는 것’의 의미

본문:
밧세바가 아도니야를 위하여 솔로몬 왕께 말하려 하여 들어오니 왕이 일어나 맞이하며 절하고 왕의 보좌에 앉고 왕의 어머니를 위하여 자리를 베푸니 그가 왕의 오른쪽에 앉는지라 (왕상 2:19)


1. 당시의 문화에서 ‘오른쪽’의 의미

고대 근동(ANET, Ancient Near Eastern Tradition)에서 오른쪽 자리는 명예와 권위의 자리를 의미했음.

이는 성경뿐만 아니라 당시의 왕권 체계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졌던 문화 맥락을 가지고 있음.

(1) ‘오른쪽’은 권위와 권세의 자리

  • 왕이 오른쪽에 앉힌 사람은 단순한 손님이 아니라 왕과 함께 통치하거나 중요한 정치적 권위를 가진 인물로 여겨졌다.
  • 예를 들어, 이집트와 바벨론에서도 왕의 오른편에 앉은 사람은 왕의 신임을 받은 자, 왕과 함께 의논할 수 있는 자로 간주되었다.

(2) 왕과 동급 또는 후계자의 위치

  • 오른쪽 자리는 왕 다음으로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에게 주어졌다.
  • 이와 유사하게 성경에서도 메시아가 하나님 우편에 앉는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주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를 네 발 아래 둘 때까지 내 오른편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 (시 110:1)
    이처럼, 오른쪽은 지위와 권세, 통치적 권위를 상징하는 자리였다.

(3) 고대 근동에서 ‘오른손’의 개념

  • 왕의 오른손에 있는 자는 왕의 명령을 직접 시행하는 자였음.
  • 왕의 오른쪽에 앉은 자는 왕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이었음.
  • 왕이 직접 통치하지 않을 때, 왕의 "오른쪽"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 실질적인 통치를 담당 했음.

2. 성경에서 ‘오른쪽에 앉는 것’의 의미

성경은 여러 곳에서 ‘오른쪽 자리’를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1) 하나님과 예수님

  • 예수님이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시다는 표현의 반복.
    예수께서 대제사장에게 이르시되… 인자가 권능자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막 14:62)
    이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권세와 통치를 함께 한다는 의미이다.

(2) 하나님의 "오른손" 표현

  • 여호와의 오른손이 높이 들렸으며 여호와의 오른손이 권능을 베푸는도다 (시편 118:16)
    여기서 "오른손"은 하나님의 능력과 권세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3) 예수님의 제자들의 요청

  • 세베대의 아들들이 예수님께 오른편과 왼편에 앉게 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주의 영광 중에서 우리를 하나는 주의 오른편에 하나는 주의 왼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 (막 10:37)
    이는 그들이 왕국에서 권위를 얻고 싶어 했음을 의미한다.

3. 열왕기상 2장 19절에서 밧세바가 오른쪽에 앉는 의미

(1) 밧세바의 지위와 권위를 나타냄

  • 솔로몬이 자신의 어머니 밧세바를 왕의 오른편에 앉혔다는 것은 단순한 예우가 아니라, 그녀가 특별한 권위를 가진 존재임을 의미한다.
  • 밧세바는 단순한 왕의 어머니가 아니라 왕국 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

(2) 솔로몬의 왕권 강화와 정통성 확립

  • 밧세바는 다윗의 왕비였고, 솔로몬의 어머니였다.
  • 그녀가 왕의 오른편에 앉았다는 것은 솔로몬 왕권의 정통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 이는 신하들에게 솔로몬이 정통성 있는 왕이며, 그의 모친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리는 상징적 행위였다.

(3) 아도니야의 간청과 관련된 정치적 의미

  • 밧세바가 솔로몬 앞에서 아도니야를 위해 중재하려고 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 아도니야는 다윗의 장남 중 하나였지만, 왕위를 이어받을 수 없었다 (왕상 1:5-10).
  • 아도니야는 다윗의 후궁이었던 아비삭을 아내로 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는 단순한 결혼 요청이 아니라 왕위 계승을 노리는 의도였다(고대 근동에서는 전임 왕의 후궁을 차지하는 것이 왕권 주장으로 해석).
  • 따라서 밧세바가 오른쪽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솔로몬이 이 요청을 거절한 것은 왕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왕상 2:22-25).

4. 결론: ‘오른쪽에 앉히는 것’이 강조된 이유

열왕기상 2장 19절에서 솔로몬이 밧세바를 왕의 오른쪽에 앉힌 것은 단순한 존경의 표현이 아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1. 밧세바의 권위 강화: 왕의 어머니로서 단순한 친족이 아니라 정치적 영향력을 갖춘 인물임을 드러냄.
  2. 솔로몬 왕권의 정통성 확립: 밧세바의 존재를 통해 다윗의 후계자로서 왕권을 더욱 공고히 함.
  3. 고대 왕정 문화의 반영: 오른쪽 자리는 권위와 지위의 상징이었으며, 이는 밧세바가 단순한 여성이 아니라 실질적인 조언자이자 권력자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함.
  4. 아도니야와의 갈등을 부각: 밧세바를 오른편에 앉혔음에도 불구하고, 솔로몬은 왕권을 위협하는 요소(아도니야의 요청)를 단호히 거부함.

이렇게, "오른쪽에 앉혔다"는 표현은

밧세바가 단순한 어머니가 아니라

왕국의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하는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