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니야는 왕위에서 밀려난 다음에도 여전히 왕위 찬탈을 시도한다.
그는 다윗의 첩, 수넴 여자 아비삭을 달라고 요구한다.
이 요구는 왕권에 대한 요구와 같은 것이었다.
이 요구를 들은 솔로몬은 아도니야를 죽이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이때 솔로몬의 표현중에 "여호와를 두고 맹세"한다는 말이 2번이나 등장한다(열왕기상 2:23, 24).
성경은 이런 식의 맹세를 금지하고 있다.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여호와는 그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출 20:7)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도무지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도 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의 보좌임이요 (마 5:34).
왕이 된 솔로몬이 권력의 실행을 위해 "하나님을 두고 맹세"하는 것은 이상해보인다.
이 상황에서 솔로몬이 "여호와를 두고 맹세"한 이유는 무엇일까?
1. 본문 이해: 솔로몬의 맹세 (열왕기상 2:23-24)
본문 내용 정리
- 밧세바의 요청 (2:19-21)
- 밧세바는 아도니야의 요청을 듣고 솔로몬에게 아비삭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달라고 청함.
- 그러나 솔로몬은 이 요청이 단순한 결혼 요청이 아니라 왕권을 노리는 시도라고 간주함(2:22).
- 솔로몬의 반응 (2:22-24)
- 솔로몬은 즉각적으로 분노하며, 이 요청을 아도니야의 왕위 찬탈 시도로 해석.
- 이어서 "여호와를 두고 맹세하여" 아도니야를 죽이기로 결심(2:23).
- 그 이유를 "여호와께서 나를 세우셨고 내 왕권을 확고히 하셨기 때문"이라고 설명(2:24).
2. 솔로몬이 맹세한 이유: 정치적, 영적 의미
(1) 왕권의 정당성 수호
- 당시 고대 근동에서는 전 왕의 후궁을 차지하는 것이 왕위를 주장하는 정치적 행위로 여겨졌다.
- 솔로몬은 아도니야가 단순히 결혼을 원한 것이 아니라, 다윗의 후궁이었던 아비삭을 통해 왕권을 차지하려는 의도를 가졌다고 판단했다.
- 그는 단순한 정치적 처벌이 아니라, 신적 정당성을 부여해야 했다.
(2) 하나님의 뜻과 왕권의 연결
- 솔로몬은 자신이 왕이 된 것이 "여호와의 뜻"임을 강조한다 (2:24).
- "여호와께서 나를 세우셨다"는 것은 단순한 자기 주장이나 다윗의 유언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로 세워졌다는 신학적 인식을 반영한다.
- 그는 왕권을 보호하는 것이 곧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라고 확신했기에,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며 강력한 결정을 내렸던 것 같다.
(3) 맹세를 통해 자신의 결단을 확고히 함
- 히브리 문화에서 맹세(שָׁבַע, shava‘)는 단순한 말 이상의 공식적이고 불변하는 결정을 의미했다.
- 솔로몬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했다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결단을 내렸음을 강조하는 방식이었다.
- 왕으로서의 권위를 확고히 하며, 어떤 타협도 없이 아도니야의 반역 시도를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3. 성경신학적 의미: 솔로몬의 마음 상태와 "이스라엘" 역할
(1) 솔로몬의 신정국가적 왕권 인식
- 솔로몬은 단순히 정치 지도자로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왕으로서의 책임감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었다.
- 이스라엘은 단순한 왕국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는 하나님의 나라이기 때문에, 왕의 역할이 단순한 세속적 지도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질서를 지키는 대표자였다.
- 따라서, 하나님의 뜻을 위배하려는 아도니야의 시도를 단호히 처벌하는 것이 하나님의 통치 질서를 유지하는 것과 직결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2) 솔로몬의 신앙과 한계
- 솔로몬의 맹세는 한편으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태도를 나타냈다고도 생각해볼 수 있다.
- 그러나, 예수님은 이런 식의 맹세를 경계하셨다 (마 5:33-37).
- 솔로몬이 맹세한 것은 단순한 정치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왕권을 하나님의 뜻과 연결시키려는 시도였지만, 이는 맹세를 남용하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었다.
- 솔로몬이 나중에 타락하여 우상을 섬기는 길로 가는 것도 결국 자신의 왕권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긴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 즉, 처음에는 하나님을 의식한 맹세였지만, 점차 왕권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는 교만이 자리 잡게 되었다.
- 그러므로, "여호와께 맹세"했다는 두번의 표현은 다음 두가지 가능성을 가진다: ① 처음에는 하나님을 경외했으나 나중에 그 경외심을 잃음; ② 처음부터 왕권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며, 하나님보다 높다는 생각을 가지고, 마치 하나님을 자신의 왕권 수호를 위한 하나의 도구쯤으로 사용하는 마음에서 "여호와께 맹세"라는 표현을 정치적으로 이용함(적고 보니 과한 표현일찌도... 그래서 바꾸어 쓰자면...) 솔로몬의 태도는 초기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었지만, 이후에는 왕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정치적 결정으로 변질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4. 결론: 솔로몬의 맹세에서 배우는 교훈
- 왕권은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인정해야 했음
- 솔로몬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왕으로 세우셨음을 강조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처럼 보였다.
- 그러나 맹세를 통해 자신의 결정을 더욱 확고히 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하나님의 뜻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인간적 방법을 동원하는 위험성
- 솔로몬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맹세라는 강력한 수단을 사용했지만, 이는 하나님이 원하신 방식이 아닐 수도 있었다.
- 신약에서 예수님은 맹세하지 말고 단순히 '예'와 '아니오'로 말하라고 가르쳐 주셨다 (마 5:37).
- 솔로몬의 정치적 결정이 영적으로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음
- 그는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이스라엘의 인간 왕으로서, 자신의 왕권을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여기면서도, 왕권을 지키기 위해 강경한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
- 그러나 이후, 솔로몬과 이스라엘의 왕들이, 왕권을 지키기 위해 점점 인간적인 방식(정략결혼, 동맹, 우상숭배 등)을 사용하게 되는 모습이 성경에 줄줄이 따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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