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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및 강의/웨이설교

올라가니 (창 13:1)

아브람이 애굽에서 그와 그의 아내와 모든 소유와 롯과 함께 네게브로 올라가니 (창 13:1)

 


 

1. 본문 들여다보기

וַיַּעַל אַבְרָם מִמִּצְרַיִם הוּא וְאִשְׁתּוֹ וְכָל־אֲשֶׁר־לוֹ וְלוֹט עִמּוֹ הַנֶּגְבָּה׃

(1) “וַיַּעַל” (vayyaʿal): 완료형 동사로 “올라갔다.” 히브리어에서는 팔레스타인의 지형상 애굽에서 이스라엘로의 이동을 항상 ‘올라가는 것’으로 묘사한다.
(2) “אַבְרָם” (Avram): 창세기 17장 이전의 아브라함의 이름.
(3) “הַנֶּגְבָּה” (han-Negevah): ‘남방’이라는 뜻으로, 히브리어 negev은 지리적 방위이자, 가나안 남쪽의 반건조 지역을 일컫는다.
▶ 창세기 12장의 위기 이후, 회복 서사의 시작점.
애굽에서의 위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아브람의 모습. 앞장에서 아브람은 기근을 피하여 애굽으로 내려갔고, 그곳에서 사래를 누이라 속이며 큰 위기를 맞이하였다. 바로의 개입으로 인해 사래와 함께 아브람은 애굽에서 나왔고, 그 과정에서 많은 소유를 얻었다.
▶ 하지만 13장 1절에서 이를, 단지 지리적 복귀로만 서술하지 않고, 애굽에서 ‘올라가는’ 여정으로 표현한다. 이는 이스라엘 민족이 훗날 출애굽을 통해 애굽에서 올라오는 서사와 구조적 유사성을 가지며, 아브람의 경험을 통해 민족적 구속사의 패턴이 시작되었음을 시사한다.
 
 

2.  회복의 여정으로서의 “올라감”

(1) ‘올라간다’는 동사는 성경에서 이동 방향만 뜻하지 않는다. 이는 신앙적 회복 또는 예배로 나아가는 행위와 연결된다.
(2) 창 12:10에서 ‘내려갔다’(yarad)는 동사는 신뢰의 결핍, 하나님을 떠나는 행동으로 표현되었다면, 창 13:1에서 ‘올라간다’(וַיַּעַל)는 동사는 하나님께로의 귀환을 상징한다.
(3) 이 흐름은 민수기–신명기에서도 반복된다. 출애굽 & 가나안 진입 서사에서도 반복된다: “너희가 애굽에서 올라온 그 날부터…” (신 9:7).  
너는 광야에서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격노하게 하던 일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나오던 날부터 이 곳에 이르기까지 늘 여호와를 거역하였으되 (신 9:7)

(4) 아브람의 신앙 여정의 재정렬: 창 12장의 믿음의 출발 → 기근 → 애굽에서의 실패 → 창 13장의 회복
(5) 이는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 – 광야 – 실패 – 가나안 입성이라는 여정 속에서 겪는 순환 구조의 패턴이다.
(6) 이 패턴은 신약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들의 삶에 반복된다. 부르심 → 연약함 → 회복 → 성화라는 방식이다.
 
 

3. “그와 그의 아내” – 아브람과 사래의 관계 회복

(1) 애굽에서는 사래가 아브람의 거짓말에 의해 위험에 처했고, 이는 언약의 씨를 잉태해야 할 사래가 이방 왕의 처소로 들어가는 비극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바로에게 재앙을 내리시고 사래를 보호하셨으며, 사래는 다시 아브람 곁으로 돌아오게 된다.

(2) 이는 다음과 같은 구속사적 메시지를 던진다:
언약의 실현은 인간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서 보호되고 인도된다.
여인의 씨를 통한 하나님의 계획은 하나님께서 직접 지키시는 영역이다 (창 3:15).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네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 (창 3:15)

(3) “모든 소유” – 아브람은 애굽에서 은과 금, 가축 등 많은 재산을 얻고 돌아온다. 이는 하나님의 복처럼 보이지만, 13장 중반부터는 이 물질이 롯과의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 즉, 13:1에서 언급된 ‘소유’는 믿음을 시험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물질은 시험과 축복이라는 양면을 가진다.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잠 30:8-9)

(4) “롯과 함께” – 불안한 동행의 시작:
‘롯’의 동행은 창세기 11:31에서부터 계속되지만, 13장에서 본격적인 갈등의 서막이 열린다.
창 13:1에서 ‘롯도 함께’는 평범하게 보이지만, 이는 13:5–13에서의 분리와 대비되며, "롯의 선택 VS 아브람의 순종"이 서로 다른 길로 갈라지는 전조다.

(5) 신학적으로 롯은 언약 공동체와 함께 있으나, 그 정신을 따르지 않은 자로서 ‘교회 안에 있으나 세상 가치관에 사로잡힌 자’의 상징이 된다.

 
 

4. 구속사적 연결 

창세기 13:1의 “애굽에서 올라옴”이라는 표현은, 이후 구속사의 큰 흐름 속에서 반복되는 ‘출애굽’ 테마의 원형이다. 이 구조는 성경 전반에 걸쳐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확장된다:
(1) 아브람이 애굽에서 올라옴 →
(2) 야곱과 그의 아들들이 애굽으로 내려갔다가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출 12–14) →
(3) 예수님이 어릴 적 애굽에서 올라오심 (마 2:13–15): “내 아들을 애굽에서 불렀다” →
그들이 떠난 후에 주의 사자가 요셉에게 현몽하여 이르되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하니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하여 내가 네게 이르기까지 거기 있으라 하시니
요셉이 일어나서 밤에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떠나가
헤롯이 죽기까지 거기 있었으니 이는 주께서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하신 바 애굽으로부터 내 아들을 불렀다 함을 이루려 하심이라 (마 2:13-15)

(4) 믿음의 백성이 세상에서 거룩한 탈출을 거쳐 천국 시민이 됨
(계 18:4 “거기서 나오라 내 백성아”)

또 내가 들으니 하늘로부터 다른 음성이 나서 이르되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가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 (계 18:4)

예수 그리스도는 참된 아브라함으로서, 애굽의 그림자인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의와 신실로 올라오신 분이시다. 따라서 창 13:1은 예수 안에서 구속받은 자들이 애굽(세상)에서 나와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언약의 삶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된다.
 
 
 

5. 적용

(1) 실패 후의 회복: 신자는 실수하고 약해질 수 있지만, 하나님은 애굽에서 다시 언약의 자리로 우리를 인도하신다.

(2) 은혜로의 복귀: 아브람은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 돌아왔다. 우리 역시 실패 후에도 예배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3) 올라가는 신앙: 성도의 삶은 내려가는 세상에서 하나님을 향해 올라가는 방향성의 삶이다.

(4) 언약 공동체의 정리: ‘롯과 함께’ 출발했지만, 하나님은 "롯과 분리"를 통해 믿음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