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람이 남방에서부터 길을 떠나 벧엘에 이르며 벧엘과 아이 사이 곧 그가 전에 장막 쳤던 곳에 이르니 그가 처음으로 제단을 쌓은 곳이라 그가 거기서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 (창 13:3–4)
וַיֵּלֶךְ לְמַסָּעָיו מִנֶּגֶב וְעַד בֵּית־אֵל עַד הַמָּקוֹם אֲשֶׁר־הָיָה שָׁם אָהֳלוֹ בַּתְּחִלָּה בֵּין בֵּית־אֵל וּבֵין הָעָי׃
אֶל־מְקוֹם הַמִּזְבֵּחַ אֲשֶׁר עָשָׂה שָׁם בָּרִאשׁוֹנָה וַיִּקְרָא שָׁם אַבְרָם בְּשֵׁם יְהוָה׃
1. וַיֵּלֶךְ לְמַסָּעָיו מִנֶּגֶב (vayelekh lemasa'av min-negev): “그가 남방에서부터 길을 떠나…” 여기서 massa’im은 히브리어 nasa에서 파생된 명사로 ‘여정들’이라는 뜻이다. 복수형 표현은 아브람의 복귀 여정이 단순한 직선이 아닌 단계적 회복의 발걸음임을 시사한다. min-negev은 ‘남방에서부터’로, 13:1과 연결되어 애굽에서 올라와 도달한 가나안 남쪽의 경계점인 네겝에서 다시 약속의 중심지로 이동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2. עַד הַמָּקוֹם אֲשֶׁר־הָיָה שָׁם אָהֳלוֹ בַּתְּחִלָּה (‘ad ha-makom asher hayah sham ‘oholoh ba-tehillah): “그가 처음에 장막 쳤던 곳에 이르니.” ba-tehillah는 ‘처음에, 처음으로’라는 의미로, 이전 믿음의 자리로의 복귀를 강하게 시사한다. makom은 단순한 장소가 아닌,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했던 신앙의 지점으로 종종 사용된다.
3. בֵּין בֵּית־אֵל וּבֵין הָעָי (ben Beit-El uven Ha-Ai): “벧엘과 아이 사이.” 창 12:8에서 아브람이 제단을 쌓은 그 장소로, 신앙의 출발지이자 예배의 터전이다. 아브람은 실패(애굽) 이후 가장 먼저 예배의 장소로 되돌아간다.
4. אֶל־מְקוֹם הַמִּזְבֵּחַ אֲשֶׁר עָשָׂה שָׁם בָּרִאשׁוֹנָה (el-mekom ha-mizbe’ach asher ‘asah sham barishonah): “그가 처음으로 제단을 쌓은 곳에.” barishonah는 ‘처음에’라는 반복 표현으로, 아브람이 신앙의 원점, 언약의 중심으로 의도적으로 회귀했음을 보여준다.
5. וַיִּקְרָא שָׁם אַבְרָם בְּשֵׁם יְהוָה (vayikra sham Avram b’shem YHWH): “그가 거기서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 qara b’shem YHWH는 단순한 기도가 아니라 예배, 헌신, 하나님의 주권 인정의 행위이다. 창 4:26에서 셋의 자손이 처음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한 이후, 이 표현은 신앙 공동체의 특징적 행위로 자리 잡는다.
6. 아브람은 실패 이후 예배로 되돌아간다. 창 12장에서의 애굽 사건은 그의 불신과 두려움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창 13:3–4에서는 실패를 끝내는 회복의 여정이 예배로 열리고 있다. 순종지로 돌아갔을 뿐 아니라, 신앙의 자세와 중심으로 돌아갔다.
7. ‘벧엘’(Bethel)은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이다. 아브람은 이방 왕의 궁전(애굽)에서 빠져나와 하나님의 집으로 돌아온다. ‘아이’(Ai)는 히브리어로 ‘폐허’라는 뜻인데, 벧엘과 아이 사이에 있다는 표현은 하나님의 임재와 인간의 폐허 사이의 긴장 속에서 아브람이 어느 편에 서는지를 보여주는 문학적 장치로 읽을 수 있다.
8. “처음”이라는 단어가 반복되는 이 구절은 신앙의 원점 회복이라는 성경 전체의 반복 구조(에덴 회복, 첫 사랑 회복 등)와 연결된다. 요한계시록 2:5에서 주님은 에베소 교회에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고 하셨다. 아브람은 이 말씀을 구약적으로 실천하는 인물이다.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 (계 2:5)
9. 아브람이 여호와의 이름을 부른 행위는 언약 갱신의 실질적 표현이다. 언약의 본질은 관계성이며, 그 관계의 회복은 제단(희생)과 이름 부름(기도와 예배)을 통해 완성된다. 이는 구약 전체에서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때 희생 제사와 부르짖음이 함께 있는 패턴과 동일하다.
10. 애굽은 성경에서 반복적으로 ‘세상의 의존 대상’이다. 아브람은 애굽 의존으로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회복시켜 주셨다. 그래서 믿음의 여정으로 다시 돌아갔다. 예배로 중심을 바로잡는 행위로 믿음 여정을 재출발했다.
11. 성경신학적으로, 이 구절은 구원 이후의 삶—예배 중심의 삶—을 강조한다. 우리는 부단히 순종지로 돌아가야 한다. 예배는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행위이다.
12. 이 회복 여정은 신약에서도 반복된다. 누가복음 15장의 탕자는 멀리 갔다가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고, 회복의 첫 행동은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브람도 언약에서 멀어졌으나 결국 예배로 회복된 자이다.
이에 일어나서 아버지께로 돌아가니라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
아들이 이르되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 하나 (눅 15:20-21)
13. 믿음에 실패한 이후라면, 하나님께서 회복하신다. 이때, 우리는 하나님께로 돌이킨다. 돌이킬때는 구체적인 장소로, 분명한 행동으로, 다시 예배하는 자로 서야겠다. 단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회복의 진짜 시작점이다.
14. 성경은 오늘 우리에게 "어디로 가고 있는가?"보다, "어디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가?"를 묻는다. 우리도 아브람처럼, 벧엘과 아이 사이, 예배와 폐허 사이의 경계에서 하나님을 부르는 자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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