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서신서2: 예수님은 어떤 믿음을 원하실까?]
일반서신은 교회와 성도의 삶 속에 복음이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를 보여준다. 이 편지들은 각각 다른 저자와 수신자를 갖고 있지만, 그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인다. 복음은 신앙의 전 과정과 구조를 지탱하는 토대이며, 일반서신은 그 위에 세워진 믿음의 실체를 설명한다.
예수님은 우리의 대제사장이시며, 우리의 모범이시고, 우리 안에 거하시는 생명이시다. 히브리서에서 유다서에 이르기까지, 모든 서신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다양한 상황 속에서 풀어낸다. 고난 중의 인내, 행함 있는 믿음, 거짓을 분별하는 지혜, 영생에 대한 확신—이 모든 주제는 그리스도를 아는 믿음에서 시작되어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으로 이어진다. 일반서신을 통해 우리는 묻는다. “예수님은 어떤 믿음을 원하시는가?”
1. 흔들리는 시대, 끝까지 붙드는 믿음 – 히브리서가 말하는 인내의 신앙
히브리서는 이름 없는 누군가가 이름 없는 성도들을 향해 보낸 편지다. 신앙을 지킨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던 시기였고, 믿음을 고백하는 것이 고난을 불러오는 때였다. 그들은 피 흘리기까지 싸우지는 않았지만, 마음은 지쳐가고 있었고, 과거의 열심은 점점 식어가고 있었다. 히브리서 기자는 그들에게 묻는다. "지금 너희가 붙들고 있는 믿음은 정말 끝까지 가는 믿음인가?"
히브리서는 믿음을 단순한 확신으로 그리지 않는다. 믿음은 인내였고, 견딤이었고, 바라봄이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실재를 붙드는 행위였고, 당장은 보상받지 못해도 끝까지 걸어가는 신뢰였다. 그래서 히브리서 11장은 ‘믿음의 계보’를 열거한다. 아벨, 에녹, 노아, 아브라함, 모세… 그들은 약속을 받되 그 약속이 성취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의 믿음을 기억하셨고, 더 나은 본향을 예비하셨다.
믿음은 한순간의 결단이 아니라, 끝까지 가는 길이다. 그 길에는 후퇴하고 싶은 순간이 오고, 속도를 늦추고 싶은 날도 있지만, 히브리서 기자는 말한다. “우리는 뒤로 물러나 멸망할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 믿음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고,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을 놓지 않는 것이다.
히브리서는 예수님을 대제사장으로 소개한다.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는 분, 우리를 위해 단번에 자신을 제물로 드리신 분, 지성소에 들어가 하나님 앞에 영원히 서 계시는 중보자. 그분이 계시기에 우리는 담대히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갈 수 있다. 우리의 믿음은 자신을 근거로 삼지 않는다. 예수님이 우리를 대신하여 믿음의 경주를 마치셨기에, 우리는 그분을 바라보며 따라가는 것이다.
이 편지는 위협하거나 다그치지 않는다. 히브리서는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며 말한다. “조금 있으면 오실 이가 오시리니 지체하지 아니하시리라.” 믿음은 현실이 아니라 약속에 기대는 것이고, 현재의 고난이 아니라 장래의 영광을 바라보는 것이다. 히브리서는 말한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주님이 원하시는 믿음은, 한 번의 감동이 아니라 끝까지 주님을 붙드는 삶이다. 히브리서는 우리에게 그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2. 믿음은 행함으로 증명된다 – 야고보서가 말하는 살아 있는 믿음
야고보는 복음을 실천으로 끌어낸다. 그는 예수님의 형제였고,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였다. 그는 박해 속에서 흩어진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 편지했다. 그들의 믿음은 흔들리고 있었다.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붙드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야고보는 그런 이들에게 말한다. “믿음이 너희 삶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느냐”고.
야고보서는 행함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임을 선포한다.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행함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야고보에게 믿음은 생각이나 고백이 아니다. 믿음은 순종 행동으로 확인되는 것이다. 가난한 자를 외면하고, 혀로 형제를 저주하며, 세상 속에서 아무 변화 없는 신앙은 참된 믿음이 아니다. 그는 아브라함과 라합을 예로 들며, 믿음이 어떻게 삶의 실제를 바꾸는지를 보여준다. 믿음은 결정을 만들고, 결단은 삶의 방향을 바꾼다.
야고보는 진짜 믿음은 반드시 행함을 동반한다고 말한다. 참된 복음은 사람의 삶을 새롭게 만든다. 언어, 분노, 차별, 욕망, 돈......야고보는 일상 속의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다룬다. “너희는 말씀을 듣기만 하지 말고, 행하는 자가 되라.” 말씀이 거울이라면, 우리는 그 거울 앞에서 자신을 살펴 보되, 돌아서서 잊어버리지 말고 기억하며 살아내야 한다.
야고보는 편지 마지막에서 다시 기도의 사람으로 돌아간다. 고난 중에 있는 자는 기도하고, 병든 자를 위해 장로들이 기도하고, 죄를 서로 고백하며 기도하라고 말한다. 믿음의 공동체는 기도하는 공동체였다. 그는 엘리야의 예를 들며, 믿음의 기도가 얼마나 능력 있는지를 상기시킨다. 복음을 살아냈던 야고보는 우리에게도 묻는다. “너희 믿음은 살아 있는가?”
3. 고난 속에서도 거룩하게 – 베드로전후서가 전하는 소망의 믿음
베드로는 고난 앞에서 흔들리는 성도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믿는다는 이유로 조롱당하고, 불이익을 당하고, 배척당하던 시기였다. 그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소망을 품으라고 했다.
이 땅에서 나그네처럼 사는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것은 견디는 기술이 아니라, 더 나은 본향을 향한 시선이다. 베드로전서는 고난을 피해가는 길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난 속에서 믿음이 연단된다고 말한다. 불로 연단하는 금보다 더 귀한 것이 믿음이고, 그 믿음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고난 속에서 예수님의 고난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셨느니라.” 그 고난은 사랑과 복종으로 감당한 고난이다.
베드로는 교회 안에서의 질서와 세상 속에서의 태도도 함께 권면한다. 종은 주인을, 아내는 남편을, 성도는 공동체를 향해 복종과 존경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모든 순종은 인간을 향한 절대 복종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경외에서 나오는 삶의 태도다.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항상 대답할 것을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
베드로후서는 거짓을 분별하는 일에도 힘쓰라고 말한다. 그는 거짓 교사들이 안팎에서 교회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진리를 떠난 자들의 파멸을 경고한다. 그러나 그 경고 안에는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에 대한 깊은 신뢰도 함께 있다. “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베드로전후서는 고난의 시대를 사는 교회를 향한 권면이다. 소망을 잃지 않는 믿음을 위한 선포다. 그 믿음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을 통과하되 방향을 잃지 않는 믿음이다. 주의 날은 반드시 온다. 우리는 그날을 기다리는 자답게 오늘을 살아간다. 거룩함과 인내, 그리고 소망이 어우러진 이 믿음은 주님 다시 오실 날까지 붙들어야 할 신앙의 모습이다.
4. 진리 위에 세워진 사랑 – 요한서신이 보여주는 영생의 확신
요한은 오랜 시간 교회를 지켜보았다. 복음을 전했던 초기의 불꽃은 시간이 지나면서 식어갔고, 거짓 가르침과 분열, 회의가 교회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예수님이 참 인간이 아니라고 말했고, 누군가는 사랑 없이 진리만 외쳤고, 또 어떤 이는 진리 없이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요한은 그 혼란 속에서 다시 중심을 붙든다. “처음부터 있는 그것,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주목하고 손으로 만진 바… 바로 생명의 말씀이라.”
요한일이삼서는 영생을 교리로 설명하지 않는다. 예수님을 ‘생명’이라고 부른다. 예수님과의 교제가 곧 영생이며, 그 생명이 우리 안에 거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짜 생명을 살아가는 것이라 말한다. “하나님은 빛이시라”는 선언으로 시작하는 그의 편지는, 믿음의 삶을 빛 가운데 걷는 삶으로 설명한다. 죄를 고백하는 정직함, 형제를 미워하지 않는 사랑, 계명을 지키는 순종. 요한에게 믿음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분명히 드러나는 삶의 방식이었다.
그러나 그 삶은 진리 안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 요한은 사랑을 말하면서도, 진리를 흐리게 말하지 않는다. “너희가 처음부터 들은 그 계명 안에 거하라.” 거짓을 분별하고, 참된 교훈 안에 거하는 것이 사랑의 기반이다. 사랑은 허용이 아니었고, 진리는 배척이 아니다. 요한은 그 둘을 함께 붙든다. “하나님의 계명은 이것이니 곧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그가 우리에게 주신 계명대로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
요한서신은 작지만, 깊고 단단하다. 그는 말한다.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쓰는 것은 너희로 하여금 너희에게 영생이 있음을 알게 하려 함이라.” 믿음은 흔들릴 수 있다. 상황도 흔들리고, 감정도 출렁인다. 그러나 요한은 말한다.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는 영생이 있고, 그 생명은 하나님과의 교제 안에 있으며, 그 교제는 어두움 속이 아니라 빛 가운데 거하는 삶으로 나타나야 한다.
요한은 마지막까지 교회를 향해 반복해서 말한다. “자녀들아 서로 사랑하자.” 그 사랑이 곧 복음의 증거였다. 하나님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에, 우리도 사랑하게 되었다. 요한서신은 그렇게 진리 위에 세워진 사랑, 사랑 안에서 증명되는 진리를 보여주며, 영생을 살아가는 믿음의 형태를 다시 세워준다.
5. 거짓을 분별하고 진리를 지키라 – 유다서의 경고와 권면
유다서는 짧지만 날카롭다. 처음에는 공통된 구원에 대해 말하려 했지만, 유다는 곧 방향을 틀어 경고를 시작한다. 교회 안에 몰래 들어온 자들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을 믿는 자라 칭했지만, 실상은 믿음을 무너뜨리는 자들이었다. 은혜를 방종으로 바꾸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며, 교회를 속에서부터 흔들고 있었다.
유다는 과거의 예들을 꺼내어 설명한다. 애굽에서 나온 백성 중 믿지 않은 자들이 멸망한 것, 하늘의 지위를 버린 천사들이 결박된 것, 소돔과 고모라가 심판받은 것---이들은 하나님께서 죄와 거짓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으신다는 증거였다. 유다는 말한다. 거짓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부드럽게 스며든다고. 그들은 꿈을 꾸며, 육체를 더럽히고, 권위를 멸시하고, 영광스러운 자들을 비방했다. 진리를 흩뜨리는 거짓은 언제나 그럴듯해 보였고, 그만큼 위험했다.
유다는 경고만 하지는 않는다. 그는 성도들에게 말한다.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는 너희 지극히 거룩한 믿음 위에 자신을 세우며 성령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영생에 이르도록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을 기다리라.” 믿음 위에 서는 것, 성령으로 기도하는 것, 사랑 안에 거하는 것. 이들은 진리를 지키는 성도의 실제적인 태도이다. 참을 붙들때, 거짓을 멀리하게 된다.
유다서는 편지 끝에서 놀라운 고백을 남긴다. “능히 너희를 보호하사 거침이 없게 하시고 그의 영광 앞에 흠이 없이 기쁨으로 서게 하실 이에게…” 결국 교회를 끝까지 보호하시고,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도 믿음을 지키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그러나 성도는 그 보호하심 속에서 깨어 있어야겠다. 교회는 여전히 진리 위에 서 있어야 하며, 성도는 여전히 거짓을 분별해야겠다. 믿음은 지켜내는 것이다.
6. 주께서 보시기에 합당한 믿음 – 마지막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일반서신들은 한 시대의 끝을 향해 가는 교회를 향한 편지였다. 고난은 점점 더 치열해졌고, 거짓 가르침은 정교해졌으며, 믿음을 지키는 일이 삶 전체를 거는 일이 되었다. 이 편지들은 그런 상황 속에서 교회가 어떤 믿음을 가져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끝까지 버티는 믿음, 말이 아니라 행함으로 드러나는 믿음, 고난 가운데도 거룩함을 잃지 않는 믿음, 진리 위에 세워진 사랑의 믿음, 그리고 거짓을 분별하고 진리를 지켜내는 믿음. 이 모든 것은 마지막 때를 살아가는 교회가 반드시 가져야 할 믿음의 모습이다.
주님은 다시 오신다. 그것이 성경이 반복해서 말하는 약속이다. 그리고 그날에 주께서 보시는 것은, 우리가 세운 건물도, 우리가 남긴 영향력도 아니다. 오직 믿음이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주께서 찾으시는 믿음은 시작에서 끝까지 이어지는 믿음이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고백이, 삶 전체를 바꾸고, 형제를 사랑하게 만들고, 말씀 위에 서게 하고, 다시 오실 그날을 소망하게 하는 믿음이다. 일반서신은 우리에게 그 믿음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묻고 있다. “너희 안에, 그 믿음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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